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단칼 1.0 — 한 번 베이면 죽는다

빈 폴더에서 스토어까지 엿새. 규칙 하나로 시작한 게임.

8월 31일에 빈 폴더를 하나 만들었다.

규칙은 처음부터 하나였다.

한 번 베이면 죽는다. 적도 대개 그렇다.

이 문장을 지키는 게 이번 작업의 전부였다. 체력도 없고, 회복도 없다. 맞으면 끝이다.

예고를 먼저 띄운다

한 대에 죽는 게임은 억울하면 안 된다. 그래서 적의 칼이 오기 전에 붉은 부채꼴을 띄운다.

부채꼴이 떴을 때 이미 맞았다면, 그건 늦은 것이다. 화면이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게 중요했다.

제 18 합. 무사 주위로 붉은 부채꼴이 떠 있고 적들이 둘러싸고 있다
가운데 붉은 부채꼴이 예고다. 저 안에 있으면 다음 순간 죽는다

60합을 손으로 짰다

처음엔 50합이었다. 적을 늘리고 지형을 넣으면서 60합이 됐다.

한 합 한 합을 손으로 놨다. 무작위로 뿌리면 편하지만, 그러면 “이 합은 이렇게 푸는 거구나” 하는 순간이 안 온다.

30합부터는 매 합 조여진다.

이름에서 사람 이름을 뺐다

처음엔 게임 이름에 사람 이름이 들어가 있었다. 9월 1일에 뺐다.

이름은 단칼이 됐다. 한 칼이라는 뜻이고, 게임이 하는 일 그대로다.

판을 못박았다

혈전(끝나지 않는 무한 모드)은 처음에 날짜에 따라 판이 바뀌게 만들었다. 매일 다른 판이 나오는 식이다.

그걸 걷어냈다.

판이 매일 다르면 오늘 세운 기록과 어제 세운 기록을 견줄 수 없다. 순위표가 있는데 견줄 수 없으면 순위표가 아니다. 그래서 판을 하나로 못박았다.

같은 이유로, 합을 건너뛰고 시험한 판은 기록에 남기지 않는다. 그렇게 세운 점수는 남의 점수와 나란히 둘 수 없다.

계정 없이 세계 순위

로그인을 만들지 않았다. 가입도 없다.

첫 죽음부터 바로 세계 순위에 오른다. 게임을 켜고 죽기까지 걸리는 시간 말고는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는다.

대신 점수에 도장을 찍는다. 앱이 점수를 보낼 때 서명(위조를 막는 짧은 확인값)을 같이 보내고, 서버는 그 도장이 맞는 것만 받는다. 계정이 없으니 이거라도 있어야 한다.

열여섯 나라 말

화면에 나오는 글을 코드에서 전부 걷어내고 표 한 장(ui.csv)에 모았다. 코드는 열쇠만 들고 있다.

말을 하나 더 넣는 데 코드는 안 건드린다. 표에 칸 하나, 목록에 줄 하나. 그게 다다.

지금 열여섯 가지 말이 들어 있다. 폰이 쓰는 말을 따라간다.

거짓말을 두 번 지웠다

스토어에 쓸 첫 문구를 써놓고 보니 사실이 아니었다. 게임이 실제로 하지 않는 일을 적어놨다.

지우고 다시 썼다. “한 번 베이면 죽는다.”

아이콘도 무사 옆모습으로 바꿨다가 되돌렸다. 그럴듯했지만 게임과 안 맞았다. 붓 획으로 돌아갔다.

처음에 넣은 것

무엇왜
한 대에 죽는 전투이 게임의 전부. 여기서 시작했다
붉은 부채꼴 예고억울하지 않게. 화면이 거짓말하지 않게
손으로 짠 60합무작위면 “푸는 법”이 안 생긴다
못박은 혈전 판판이 매일 다르면 순위표가 아니다
계정 없는 세계 순위켜고 죽는 것 말고는 요구하지 않는다
점수 도장계정이 없으니 이거라도
열여섯 나라 말코드가 아니라 표 한 장으로
광고 보고 이어하기죽어도 한 번은 더

엿새

8월 31일에 시작해서 9월 5일에 스토어에 올릴 것을 다 채웠다. 개인정보처리방침, 연령 등급 설문, 서명 열쇠, 스크린샷, 다섯 나라 말 스토어 문구까지.

만드는 것보다 올리는 게 일이었다. 게임은 사흘이면 돌아갔는데, 나머지 사흘은 전부 스토어가 물어보는 것에 답하는 일이었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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